더불어 사는 이론의 실천자

마산공원 묘원 이사장 신성용 안수집사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04/30 [10:57]
50억 원에 이르는 부지 1천여 평을 선교사 묘원으로 선뜻 내놓았다? 그것도 한복판 가장 좋은 부지를? 그를 그토록 강렬하게 끌어당기는 삶의 참된 에너지는 무엇이었을까? 

▲ 호주선교사순직묘원은 마산공원묘원 내에 가장 좋은 중심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그를 만나러 가는 기자의 머릿 속에는 이런 질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질문은 그를 만나고 그 현장을 보고나서 풀렸다. 기독교는 말이나 이론이 아닌 생활이며 능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그는 사업과 삶을 통해 적용해 왔던 것이다.

"어느 날 아주 늦은 시간인데 잠바를 입으신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 직원하고 상담을 하고 계셨어요. 제가 그렇게 늦은 시간에 사무실에 없습니다. 퇴근하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어머님이 사무실에 오셔서 어머님하고 이야기하느라 늦었어요. 제가 보통 때 같으면 그냥 지나갑니다. 그런데 그날 그분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시는지 나가다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나도 모르게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묘지를 보러왔는데 제일 좋은 묘지를 달라 제일 큰 묘지를 달라고 하셨어요. 누구의 묘지입니까? 하니까 선교사래요. 사실 그 때 전 제일 좋은 것 달라고 하시기에 한 건 하는 줄 알았습니다. 허허허허.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그 자리에서 우리가 다 해드리겠습니다 그랬죠.

그러니까 놀라시는 거에요. 그 때 운전기사를 시켜 명함을 가져오라고 그래요. 보니까 창신대학교 총장님이셨어요. 전 총장님이신 줄 몰랐습니다. 미리 알았으면 인사를 했을 텐데요. 옆에서만 봤지 직접은 못 봤단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총장님하고 만난 계기가 된 겁니다. 그런 후 학교로 가서 선교사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무학산에 있는 맥피 선교사의 묘지를 이장해야 된다는 말씀에 경남성시화운동본부와 강 총장님과 함께 심도있게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됐지요. 그런 후 대 여섯 번인가 하여튼 여러 번 만났습니다.

그 후 순직 호주 선교사 묘지가 부산과 진주, 산청 등지에서 유실되거나 흩어져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고, 현재 흩어져 있는 선교사 묘지를 우리 공원에서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했지요. 또한 유실된 선교사들의 묘지도 만들어 선교사 묘역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선교사 묘역을 찾아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고 우리를 위해 생명을 바친 선교사를 기억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 50억 원에 이르는 1천여 평의 부지를 호주선교사순직묘원으로 선뜻 내놓은 신성용 이사장이 조셉헨리데이비스 선교사 묘비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크리스찬리뷰    
 
- 그래도 50억 원, 묘원 조성비용까지 다 대셨더라고요?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냥 묘지를 한 선교사님께 드려봤자 묘지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아시는 분만 찾아와 참배를 할 테구요. 그렇지만 호주 선교사님들의 묘원을 조성하게 되면 우리 공원묘지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사업적으로는 우리 묘지가 광고가 잘되기를 바라고, 신앙적으로는 우리 후손들이 누구든지 와서 볼 수 있구요, 그래서 아름답게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세요, 우리 한국에서 선교사 묘가 이렇게 예쁘게 단장된 곳이 있습니까? 거의 없습니다.

사실은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구요. 그리고 이 묘지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전 청지기에 불과하구요. 당연히 드려야지요. 만약 우리 호주 선교사님 묘 말고도 또 만들어 달라면 다른 장소에다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 묘를 통하여 당장은  수익이 없고 손해일지언정 회사가 굉장히 이익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토요일, 주일, 공휴일에 각 교회에서 버스타고 올 겁니다. 오면 그 분들이 묘지만 보고 가겠습니까, 우리 회사를 위하여 기도 한 번 해줄게 아닙니까? 허허허."

- 묘원이 상당히 넓은데 면적은 얼마나 됩니까?

"78만 평이고요, 4만여 기가 모셔져 있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제일 클 겁니다."

- 선교사 비석을 보니까 아름답고 아주 특이합니다. 이것이 어느 나라 스타일입니까?

"유럽스타일이지요. 미주 쪽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돌은 저것보다 더 좋은 게 없어요. 비석 돌로는 전 세계 최고의 돌입니다. 묘역 조성 작업을 시작으로 조경, 비석 제가 직접 맡아서 일을 했는데 진행하는 과정에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작은 것을 주인에게 드렸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큰 은혜를 받는 것 같아 겁이 납니다."

- 크리스찬 기업입니까?

"허허, 물론이지요. 우리 회사 사훈이 '하늘과 이웃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인데요, 하늘은 하나님을 뜻합니다. 하나님 하니까 너무 기독교 냄새가 나서 안 되겠어요. 그래서 하늘이라고 했죠.

전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기독교가정이었거든요. 저희 아버님이 처음으로 이 일을 하셨는데 일찍 돌아 가셨어요. 그런 후 얼마 전까지 어머님이 계속하셨지요. 저는 이 회사에 들어온 지 20년이 넘었는데 사장 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

- 이제 기념관 공사가 시작되겠는데 앞으로 이 성지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음, 우선 귀한 사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멋진 작품이 되도록 함께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구요. 이 선교사 묘원이 민족의 성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신 집사는 우리 일행을 벚꽃동산으로 안내했다. 바람이 차가워서인지 아직 꽃을 감춘채 새침을 떨고있는 벚꽃나무들.  그러나 때가 되면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날리듯 꽃비가 묘원을 아름답게 적시겠지.〠

▲ 호주선교사순직기념비문 앞에서 본지 김명동 편집인, 권순형 발행인이 신성용 이사장과 함께 했다. (왼쪽부터) ©크리스찬리뷰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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