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으로 꿈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출범 1년 반 만에 한인후원자 550여명...놀라운 기적의 시작
 
글|김명동,사진|권순형
▲ 호주 컴패션 한국 사역 담당자인 진범수 팀장     © 크리스찬리뷰

“컴패션(compassion)은 가난하고 약한 아이들을 단순히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양육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양육해서 하나님의 꿈과 희망을 마음속에 담고 실현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호주 컴패션 한국 사역 담당 진범수(54) 팀장의 말이다. 호주 컴패션 한국 사역팀이 출범한지 어느덧 1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호주 컴패션 한국 사역팀은 ‘불우한 아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이란 기치 아래 어린이 제자화 양육에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 한인 후원자가 55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진 팀장은 이 경이로운 성과 앞에서 “정신없이 뛰어온 시간이었는데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털어놓았다.
 
예수그리스도(christ) 중심, 교회(church)에 기반을 두며, 어린이(children)가 초점인 컴패션 사역의 특징은 철저히 교회를 통해서만 후원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구제하며 양육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가되, 빈곤지역을 우선으로 기독교 교육을 받는다는데 동의한 사람들만 돕는다. 이같은 선교와 양육의 사역으로 달려온 국제 컴패션은 현재 전 세계 26개국에서 180만 명의 어린이들 돕고 있다.
 
컴패션의 뿌리는 한국
 
컴패션이란 말의 어원을 “가난하고 약한 자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이란 말로 풀이하는 진범수 팀장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가난하고 약한 아이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자신을 불러주셨다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돌고 감격스럽다고 고백했다.
 
컴패션 설립자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일기장에 남긴 고백, “한 어린이의 손을 잡은 내게 한 나라가 바뀌는 것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구절이 연상됐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겨울, 미군병사를 위로하려 방한했던 에버렛 스완슨 목사는 길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 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한다. 수상적인 쓰레기 뭉치 사이로 빠져나온 작은 팔 하나. 하나가 아니었다. 쓰레기 더미 속에는 굶주림과 추위에 지쳐 죽은 어린 아이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충격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간 스완슨 목사는 미국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외치기 시작했다. ‘배고픔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한국 어린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한국 어린이의 후원자가 되어 주세요.’
 
국제 어린이양육 후원단체인 컴패션은 이렇게 처음 시작됐다. 6.25전쟁이 끝나고 그로부터 70여 년, 그 사이 한국은 1993년 수혜국 지위를 벗어났고, 지금은 세계 3번째 규모의 컴패션 지원국이 됐다.
 
호주 컴패션은 1977년에 설립되어 뉴카슬에 본부가 있다. 6개 주도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후원자가 11만 명이 넘는다.  
 
컴패션의 급성장은 다른 NGO들도 주목했다. 대부분의 NGO들이 펼치는 긴급구호와는 달리 장기적인 어린이 양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현지 어린이 센터인 지역교회를 통해 가난으로 상처받은 어린이들에게 ‘너는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예수님의 마음을 가르치는 것은 정체성을 고민하는 다른 기독 NGO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 컴패션의 필리핀 비전 트립 팀과 함께 한 진범수 팀장(뒷줄 왼쪽 3번째)     © 컴패션

컴패션의 기본정신
 
컴패션은 전 세계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후원자와 1:1로 결연해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원자가 정해진 아이는 바로 학교에서 수업을 받게 되고 점심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신체검사와 심리검사 등을 실시해 아이의 차트를 만들어 관리한다.
 
컴패션 후원 아이들은 매주 교회에 모여 예배드리고 성경공부를 하게끔 되어있다. 이 만남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함으로써 어린이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고 가난을 이겨내며 책임감 있고 영향력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것처럼 지적, 사회. 정서적, 신체적, 영적으로 균형 잡힌 양육을 제공하는 전인적 교육인 것이다.
 
“한 어린이의 예를 들어볼까요. 등록할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모든 사항이 자료에 담겨 있습니다. 처음 등록했을 때 키와 몸무게, 가족사항, 배움의 정도 그리고 어릴 때 더하기, 빼기 등 수리능력이 어땠는지. 치과 검진자료는 물론 예방주사를 맞은 기록이 망라돼 있습니다.
 
국어 점수가 몇 점 올랐고, 친구와의 관계도 적혀 있습니다. 컴패션 선생님들이 각 어린이만을 위한 인생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한 어린이의 홀로서기가 가능해질 때까지 전인적인 양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합니다. 책임감있게 돌보기 위해 현지의 건강한 교회와 함께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후원금 사용의 흐름도 투명해야 하지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양육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어린이를 향한 사랑과 전문성있는 헌신된 교사를 채용하거나 추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사항을 고려할 때 어린이 양육의 적임지가 바로 교회였던 거죠.”
 
이것이 컴패션의 기본정신이다.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다.
 
호주 컴패션의 한 아이의 후원금은 48달러로 정해져 있다. 이외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 추가 후원이 가능하고 컴패션에서는 해당 금액에 맞는 선물을 구매해 전달한다.
 
투명성이 성장 요인
 
진범수 팀장은 컴패션의 성장 원동력으로 ‘투명성’과 ‘신뢰’를 꼽았다. 그가 강조하는 컴패션 운영 제1원칙도 역시 투명성이다. 그는 “투명하지 않고서는 후원국 자격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컴패션은 후원금 중 정확히 80%를 아이들의 양육비로 쓴다. 나머지는 홍보, 스태프 월급 등 경비로 사용하고, 이 중 일부를 모아 다른 나라에 새로운 본부를 개척할 때 쓰기도 한다. 재무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한다.
 
“내가 후원을 하면 그 아이와 이메일도 직접 주고받을 수도 있고요. 후원자들이 방문을 원하시면 저희들이 모시고 가서 현지 컴패션 센터를 방문하고 사역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내가 낸 후원금이 어떻게 집행이 되고 있는지, 다 개인별로 확인해 드립니다.
 
그리고 후원하는 아이들 가정에 가서 아이를 만나게 해드립니다. 그래서 다녀오시면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돕고 있고 후원의 열매가 어떻게 맺히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미 졸업하신 분들이 성인이 돼서 크리스찬 가정을 이루신 분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현지에 가시면 그 아이의 인생이 차근차근 변화되는 모습을 보게 되고요. 그래서 내 후원이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열매구나 이런 감격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진 팀장은 “전 세계에 6천900개의 컴패션 센터가 있는데 기준이 엄격하다”고 말했다.
 
▲ 케냐의 살라마는 컴패션 후원으로 선생님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컴패션은 지역교회와 연결해서 아이들을 양육한다. ©컴패션     

“지역교회와 연결해서 아이들을 양육합니다. 교회시설을 사용하는거죠. 그리고 교회를 선정할 때 2년 정도 실사를 합니다. 그래서 특정교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전에 목사님의 목회철학, 교회 위치 등등을 충분히 실사를 거쳐 선정을 합니다. 선정이 되면 센터장을 통해 어린아이를 추천받아 신앙 관리와 교육에 들어가는 거죠.
 
그러니까 컴패션은 후원을 받았을 때 아이 개인이나 가족한테는 한 푼도 주지 않습니다. 후원금은 모두 그 지역교회에서 후원하는 아이를 양육하는 프로그램비용으로 쓰게 됩니다. 급식, 의복, 학비는 물론 여러 가지 양육에 필요한 제 비용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러다보니 기독교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아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믿지 않던 부모들도 교회에 오게 되고요.”
 
▲ 컴패션 직원의 도움으로 긴급 치료를 받은 태국의 어린이.©컴패션    

진 팀장은 컴패션 후원으로 제2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몇 사람을 소개했다.
 
“간증이 많은데요. 시드니 교민이신데 149명을 후원하는 분이 계세요. 부부이신데 이름 밝히시기를 원치 않으시고 너무 겸손하십니다. 1년이면 얼맙니까. 10만 불이나 됩니다. 그래서 제가 만나 뵙기라도 하면 ‘이렇게 많이 후원을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말씀을 드리면 후원하는 아이들이 늘수록 일감이 더 많이 들어온다며 오히려 저를 격려해 주십니다.
 
한 분은 평범한 회사원이신데 그분이 후원하던 아이가 공사판에서 일하다가 철근이 목을 관통해서 죽었어요. 그분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니까 비통해 하시더니 처음엔 장례비용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한 주 있다가 부부가 기도했더니 오히려 이번 일로 더 섬기라는 마음을 주셨다며 어느 지역에 컴패션 센터를 개소하는데 있으면 전 비용을 후원해서 섬기겠다는 거예요. 그것이 아이의 죽음을 의미있게 하는 거라고요. 눈물이 글썽했어요.”
 
그는 “컴패션 사역을 하다보니까 오히려 후원자들한테 많은 도전을 받고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재력가가 아니라 청소나 용접하는 분들이 태반이다”며 “정말 좋으신 크리스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따뜻한 분들이 많다는 걸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따름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는지 확실하게 하니까 오히려 후원자들이 우리보다 더 열심히 컴패션을 알리고 있어요.”
 
호주 한인 가수 임다미 씨가 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원은 없다. 한국에서도 주영훈, 차인표, 신애라, 이영표, 박시은 등이 자신들의 비용으로 활발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의 꿈을 응원해 주세요
 

한국에서 영국 대형은행 HSBC(홍콩상하이은행) 한국지점장으로 일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때였다. 호주에서 유학 중인 아들이 가족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그는 한국의 삶을 정리하고 9년 전 시드니에 둥지를 틀었다.
 
어느 날 호주컴패션에서 새순교회에 홍보차 방문했고 후원을 결정하며 명함을 남겼는데, 컴패션에서 함께 일하면 어떻겠느냐 요청이 왔다.
 
“사실 이전에도 저는 컴패션 후원자였어요. 한 명을 더 후원하겠다고 했는데 연락처를 묻는 거예요. 그래서 명함을 남겼던 것인데 한 달 후 연락이 온 거죠. 호주에 있는 한인커뮤니티가 크니까 한국사역을 담당할 적임자가 있으면 시작하고 싶다는 거예요. 왠지 마음에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를 부르시는 것 같았어요. 그날로 저희 부부가 대화를 하며 기도를 하는데 저희들 마음에 평화를 주셨어요.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컴패션에 몸담게 된 것. 사실 그는 처음부터 아이들에 대한 비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식당에서 아이들이 있으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정도로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새순교회에서 뜬금없이 주일학교 부장을 맡게 되면서 조금씩 아이들의 영혼을 사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주신 직분이니까 열심히 했어요. 늘 아이들 옆에 있었죠. 그러면서 교회에서 미얀마 선교팀에 들어가 단기선교를 가게 됐어요. 극빈지역인데 난지도 같은 데가 있더라고요. 쓰레기를 주워  팔아서 먹고 사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을 섬기게 되더라고요.
 
집이라고 봤더니 조그만 공간인데 온가족이 맨흙바닥에서 자고 생활하고, 집밖에는 똥물이 흐르고 있고요. 제가 만약에 주일학교 아이들을 섬기지 않았다면 난 이런 것 못해, 그랬을 거예요.
 
하나님이 나라는 인간을 아시니까 그런 예방주사를 맞게 해주신 것 같아요. 미리 준비시키셨던 거지요. 그래서 컴패션에 들어와서 보니까 제 사역이 아이들을 위한 사역이더라고요. 아, 하나님이 나를 준비시키시고 나를 사용하시기를 원하셨구나, 이런 확신이 드니까 이 사역이 즐거워지는 거예요.” 
 
그는 호주에 오면서 세 가지 기도를 드렸다고 했다.
 
“저한테 장막을 주세요. 두 번째는 아들이 둘인데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믿게 하시고 변하게 해주세요. 세 번째가 하나님과 연관된 일을 하게 해주세요.
 
그런데요, 두 가지는 응답을 받았는데 세 번째 기도는 9년이 흘러가는데도 응답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사업하면서 신앙생활이나 잘하자고 했는데 어느 날 이렇게 세 번째 기도도 응답을 해주신 거예요.
 
제 아내와 더불어 하나님께 감사한 건 저희 기도가 땅에 떨어지지 않는구나.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구나. 이때 깨달은 것은 하나님은 각 개인의 계획이 있으시구나. 그래서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식으로 응답을 해주시는구나, 저희 부부가 느꼈어요.”
▲ 달링하버에서 열린 김범수 콘서트에서 컴패션을 홍보한 봉사자들.©컴패션    
 
진 팀장은 “지난해 시드니 한인 목회자들을 모시고 사역현장인 필리핀을 방문해 컴패션의 비전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컴패션을 통해 양육받고 있는 어린이를 직접 만나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평신도 비전트립을 12월 중 가질 예정으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교회가 초청하면 설명회 및 소그룹 모임에도 참석해 ‘컴패션 선데이사역’에 대해 나눌 수 있다”며 “한인교회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력을 요청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돕는 것도 행복하지만 한 아이가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데 내가 작게나마 통로가 된다는 사실이 한없이 기쁜 일이지 않습니까. 단순히 한 어린이의 손을 잡아줬을 뿐인데 나의 삶에 감사와 여유가 생기고, 지구 건너편 내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놀라운 기적의 시작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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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7 [15:35]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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