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누구인가? 기독론(基督論) I
 
주경식/크리스찬리뷰

예수는 신화다

 

1999년 티모시 프리크(Timothy Freke)와 피터 갠디(Peter Gandy)가 저술한 ‘The Jesus Mysteries’가 2002년 『예수는 신화다』로 번역되어 한국에 출판된 후 한국교계에서는 큰 파장이 일어났다.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이 일어나자 전량 회수되고 그해 바로 절판되었다.

 

그러나 유명세를 업고 몇 해 후 다른 출판사를 통해 다시 판매되었다. 다시 출판된 책표지에 실렸던 광고 문구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왜 한국 기독교는 이 책을 그토록 두려워하는가?”

 

이 광고로 인해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동아일보사에서 이 책을 2002년 처음 출간했을 때 한기총 (한국기독교 총연합회)에서는 이 책의 출판과 판매를 금지시키기 위해 <출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리고 한기총에서는 동아일보사에게 만약 이 책을 절판시키지 않으면 천 만 기독교인들에게 동아일보 구독금지 운동을 시키겠다고 하는 바람에 깜짝 놀란 동아일보사에서는 책을 전량 회수하고 절판했었다. 그 보도를 들으며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예수는 신화다』를 절판시켜 보지 못하게 한다고 그 책의 내용이 가려지는가? 신문보도를 통해 유명해진 『예수는 신화다』는 그 해프닝으로 인해 더 유명해졌다. 그리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게 되었고 급기야 몇 해 후 다른 출판사를 통해 재 출판된 것이다.

 

지은이 티모시와 피터의 주장을 보면 대부분이 고대 영지주의 문헌에 지나치게 치중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비평적 성과들은 거의 반영되고 있지 않아 『예수는 신화다』는 학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예수 연구의 치명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기독교는 그 책을 두려워하여 <출판 판매금지 가처분> 소동과 잘못된 대응으로 오히려 그 책의 유명세만 사람들에게 알려준 모양새가 되었고 기독교의 예수가 신화에 굴복당하는 모습만 보여준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한국 기독교는 그토록 우리가 믿는 예수에 대해 자신이 없단 말인가?

 

역사적 예수

 

역사적으로 볼 때 예수는 금시대에만 세상의 시비에 시달려 온 것은 아니다. 예수를 사장(死葬) 시키기 위해 그럴듯한 논리와 때로는 말도 안되는 수많은 이단의 교리들이 출현하여 예수의 신빙성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아직도 역사적 예수는 우리의 삶과 신앙에 건재하다. 왜냐하면 역사적 예수는 실재하는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사실 ‘역사적 예수’라는 용어는 17-18세기 계몽주의 사상이 만들어낸 예수에 대한 비평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이다. 역사적 예수 연구는 예수에 대한 전통적인 연구 방법이 너무 교리적(Dogma)으로 치중된 것에 반발한 해서 생겨 난 것이다.

 

근대 유럽의 합리주의와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은 진보주의 신학자들은 교리적(Dogma)이고 신조적(Creed)인 방법론을 비판하고 실제 1세기 팔레스틴 땅에서 현존했던 ‘예수’가 실제 누구인지를 밝혀내려고 고민했다. 이것이 역사적 예수 연구 방법론이다.

 

역사적 예수 연구는 예수의 생애에 대한 일차 자료인 복음서 본문에 대한 성경 비평적 분석에 그 기초를 두고 있으며, 예수가 살았을 당시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배경을 통해 예수의 실존에 도달하려고 했던 시도였다. 그러나 예수의 생애에 대한 일차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그 한계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사복음서와 외경이 있지만 이것은 모두 기독교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 예수 연구가들은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외 1세기 역사가들에 의해 저술된 타키투스의 연대기, 요세푸스의 유대고대사, 그리고 플리니우스와 루키아노스등의 저술가들이 남긴 자료들에 예수가 등장하지만 이것들 역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저술들에서는 예수의 죽음에 대한 단편적인 내용이나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간략한 서술만 나오고 있어 예수의 전체 생애에 대한 종합적인 그림을 그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예수 연구를 통해 거둔 성과가 있다면 인간 예수의 역사적 근거를 더욱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예수의 역사성을 강화시키는 데에는 큰 공헌을 했다. 누구도 예수가 역사적 인물임을 부인하지는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예수 연구 역시 우리가 신앙하고 있는 예수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예수는 누구인가?

 

예수는 누구인가? 역사적 인물인 나사렛 예수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갖기 위해서는 객관적 자료의 분석이나 고고학적, 문화적 접근만으로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역사적인 예수를 밝힐 수는 있어도 예수그리스도의 진정한 모습이나 본성에는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가 누구인가를 밝히기 위해서 역사적 문헌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그 내면적, 인격적 교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예수가 누구인가를 밝히는 <기독론>은 ‘예수는 그리스도’(마 8:29)라고 고백한 베드로의 고백을 신학적으로 규명하는 시도로부터 출발한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 (마16:18)는 고백은 한 자연인이 예수와의 실제적인 만남에서 이루어진 인격적인 고백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실체를 밝히는 기독론의 범주는 역사적이며 객관적인 것에서 그쳐서는 안되며 신학적, 신앙적, 실존적, 학문적으로 규명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역사적 예수 연구의 한계는 실존했던 인간 예수를 단지 역사적으로 규명하는데는 성공했어도 그 예수가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역동적으로 실재하는지에 대한 신앙의 예수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을 보라

 

‘이 사람을 보라’는 슈테른베르크(Sternberg)가 그리스도의 수난(요19:5)을 배경으로 그린 유명한 작품이다. 진젠돌프(Zinzendorf)백작은 그가 졸업 여행하는 도중에 독일 뒤셀도르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그림을 보게 되었고 그림 밑에 “나는 너를 위하여 목숨을 버렸건만 너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하려느냐?”는 글귀와 그리스도의 고난받는 그림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시는 음성을 듣게 된다.

 

그후 진젠돌프는 그의 좋은 가문과 배경을 뒤로하고 유럽 경건주의 운동을 대표하는 모라비안 파의 지도자가 되어 근대 기독교선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앞에서 살펴 본대로 우리는 ‘예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갖기 위해서는 나사렛 예수를 역사적 측면의 실재뿐만 아니라 인격적, 신앙적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진젠돌프는 복음서를 그린 슈테른베르크의 그리스도의 수난그림과 그 그림을 설명하는 복음서 글귀를 통해 인격적 신앙적 예수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게 된 것이다.

 

주경식 |본지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r, ACC(호주기독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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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27 [16:43]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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