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반지’를 마음 가락에 끼고

유형욱/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4/02/23 [17:40]

▲ 제118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가 지난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100여 명의 목회자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브리즈번에서 열렸다.©대양주가정교회 사역원     

 

지난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호주 퀸즐랜드주에 있는 QCCC Brookfield Conference Centre에서 열린 제 118차 대양주 퀸즐랜드지역연합 목회자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석하는 컨퍼런스였다.

 

작년 컨퍼런스를 통해 나와 나의 목회에 대하여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하고 깨달았던 시간이었기에 이번에도 기대감을 가지고 브리즈번으로 달려갔다.

 

대양주 퀸즐랜드지역연합은 컨퍼런스를 이번에 처음 개최했다. 브리즈번, 시드니, 멜번, 퍼스, 뉴질랜드, 피지, 한국에서 전체 106명이 등록하였고 고무적인 것은 그 중 10명은 피지(Fiji)에서 온 현지 목회자들이었다. 피지 현지 목회자들도 가정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그 멀리에서 찾아 온 것이다.

 

가정교회의 미래

 

첫째 날 대양주 가사원장인 송영민 목사는 개회사를 통해 최영기 목사(전 국제가사원장)께서 한국과 미국 컨퍼런스의 개회사에서 하신 말씀을 통해 앞으로 가정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 다섯 가지를 말했는데, 첫째는, 가정교회의 존재 목적과 교회 존재 목적을,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으로부터 깨어진 세상을 회복하는 것으로 확대해야 한다.

 

둘째, 이제는 이적과 기적이 일어나는 성령님의 역사가 나타나야 한다.

셋째, 복음서적 리더십에서 사도행전 리더십으로 바뀌어야 한다.

넷째, 수직 구원(다음 세대)에 힘써야 할 시기가 되었다.

다섯째 가정교회 정신의 전수에 대한 것이었다.

 

최영기 목사는 그 자리에 멈춰있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고자 하는 것을 들으며 항상 겸손과 열정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가정교회에 더 큰 희망을 보게 되었다.

 

Duty에서 Delight로

 

첫째 날 특강은 성시교회 담임목사인 명성훈 목사께서 강의를 맡았다. 과거 교회성장연구소장이었던 시절 그의 강의 테이프가 닳도록 들었는데 그를 가정교회에서 만났다는 것이 놀라왔다.

 

그래서 명성훈 목사가 어떻게 가정교회를 하게 되었는지 더욱 궁금하였고. 강의에서 그는 가정교회가 한국교회의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는 것과 최영기 목사께서 자기 관리를 잘하고 본받을 만하고 본받고 싶은 분이며, 끝을 아름답게 맺고 계셔서 은퇴 후의 좋은 본을 보여 주고 계시다며 가정교회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강의 내용 중 나누고 싶은 것 중의 하나는 가정교회를 할 때 duty로 하지 말고 delight로 하라는 말씀이었다. 목회를 하면서 자유함을 누려야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다는 말씀에 점점 빠지는 나의 머리를 보며 의무감에 목회를 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가치를 알면 보람이 있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나아가는 시간이었다.

 

우울증 걸린 엄마?

 

둘째 날 특강은 청주 사랑의교회 안국철 목사가 강의를 맡았다. 교회 개척 초기에 그 교회에 모인 교인들의 80%가 세상에서 버려진 낙오된 사람들이었는데, 알콜 중독자, 도박 중독자, 버림받은 여인, 마음의 상처가 가득한 사람, 꼭 아둘람 동굴에 모인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세상에서 소외당하고, 버림받은 성도들을 20년 동안 눈물의 기도로, 사랑의 헌신으로 섬긴 이야기에 참석자들 모두의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강의를 마치며 함께 기도하는데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지고 통곡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회개와 결단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기도회는 더 뜨거워지고 성령님이 역사하고 계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성령충만한 시간이었다.

 

그날 밤, 육겹줄 기도회 때 한 사모가 이런 고백을 했다. “나는 안국철 목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 자신이 우울증에 걸린 엄마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처럼 아이가 배고프다고 우는데도 밥을 줄 생각은 못하고 그 아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아이가 아프다고 우는데도 아무 것도 안하고 아이만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영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내 옆에서 울부짖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영적 우울증에 걸려 죽어가는 영혼에 대하여 둔감해진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영혼구원에 대한 사명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는 시간이었다.

 

단반지

 

마지막 날 폐회식에 안산만나교회 김영길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본인이 형제처럼 지내는 목회자가 있는데 그분이 어느 날 선물을 주겠다고 오라고 해서 갔더니 반지를 주겠다고 했다. 무슨 반지일까? 금반지일까? 은반지일까? 기대하고 있는데 ‘단반지’라고 쓴 종이 한 장을 주었다.

 

▲ 명성훈 목사가 강의 중 참석자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대양주가정교회 사역원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단’은 단순, ‘반’은 반복, ‘지’는 지속이라는 뜻이란다. 목회를 할 때에 단순하게 하고, 반복하고, 지속적으로 하면 반드시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뜻이다.

 

기쁨과 감사로 ‘단반지’를 마음가락에 끼고 어린아이 같은 심령으로, 삶으로 반복하며 주님 오실 그날까지 주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며 살기를 결단하며 영혼의 밭으로 소망을 품고 달려 내려왔다.

 

이번 컨퍼런스는 성령님이 이끄시는 성령님의 컨퍼런스였다.〠

 

유형욱|시드니만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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