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위기에 드러난다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8/30 [17:13]
자기 기분따라 감정대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보면, 우리가 사는 시대가 사사시대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자기 소견이 옳은 대로 살았던 사사시대에, 엘리멜렉은 '나의 하나님이 왕이시다'라는 좋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름 덕분에 엘리멜렉은 베들레헴에서 평상시에 믿음이 좋은 사람으로 소문나 있었다. 그런데 엘레멜렉이 살던 떡집이라고 불리는 풍요로웠던 베들레헴과 유대지방에 3년째 비가 오지 않아 기근이 들었다. 이유는 우상숭배로 인한 하나님의 징계였다.

기근이 오자 엘리멜렉은 땅이 많은 부자여서 부담감을 갖고 율법대로 이웃들을 구제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웃들에게 공짜로 퍼 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도 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남의 것으로 배불리는 사람들의 잔꾀와 욕심이 보여서 자신만 항상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삶의 기근에 지친 엘리멜렉에게 영혼의 기근이 조용히 찾아왔던 것이다.

그는 남은 재산마저 잃을까봐 재빨리 삶을 정리하고 베들레헴의 기근이 끝날 때까지 문명화된 이웃나라 모압으로 ‘잠시’피신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핍박했던 모압왕 에글론이 통치하는 풍요로운 땅 모압으로 이주한다. 그러나 모압은 엘리멜렉의 무덤이 된다.

엘리멜렉은 그 이름의 뜻처럼 평상시엔 믿음이 좋아보였는데, 위기를 맞이하니 그의 믿음의 수위가 드러났다. 한마디로 그의 믿음은 바닥이었다. 왜 바닥이었을까? 모압은 하나님의 총회에서 제외된 족속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무지했고, 이기적인 마음에 동족의 고통과 죄악보다 자신의 재산과 두 아들의 미래를 더 걱정했기 때문이다.

큐티하고 기도하는 흉내를 내고, 구제하고 봉사하는 흉내를 낸다고 믿음이 자라지 않는다, 말씀과 상관없이 2세 교육에 열심을 내어도, 훈련 받고 교회 리더십이 되었다고 해도,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이 없이 시간만 때우는 형식적인 예배는 믿음을 키우지 못한다.

믿음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키워진다. 우정을 나누던 청춘남녀가 친구가 되고,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되고, 결혼하여 배우자가 되듯이,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통해 우리의 믿음은 자라게 된다. 그 믿음은 말로, 고백으로 시작되지만 순종과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살아야 강해진다. 이런 믿음은 위기를 맞이할 때 보석처럼 빛을 발한다.

엘리멜렉의 믿음이 바닥을 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처음엔 이름값을 했지만 더 잘 살아보기 위해서 점점 세상과 타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자신의 주인이신데 세상과 타협하다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묻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길을 찾아 모압으로 길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삶의 방향을 결정할 때에는 위기의 상황에서 쉽게 결정하면 실패한다. 믿음이 약할 때 결정하면 실수가 많아진다. 위기의 때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때문에 바른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 상황이 좋을 때에 결정해야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다. 하나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 속에서 넘치는 은혜와 감사하는 상황에서 결정하면 실수를 좀 더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위기에 믿음을 드러내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이나 무술을 잘하는 고수들은 평상시 기본체력과 기본기에 충실하며 매일 매일 연습한다. 마찬가지로, 믿음을 키우려면 신앙의 기본기에 집중해야 한다. 매일 경건의 시간, 매주 말씀묵상, 매월 관계전도를 통해 신앙의 기본기를 강화시켜야 위기의 때에 믿음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물질의 부족함, 직장해고, 부부 간의 갈등, 관계 단절, 질병으로 인한 고통,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시련을 당할 때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감당할 시련만 주시던지, 피할 길을 열어 주신다는 것을!(고전10:13) 이때는 절망의 눈물을 흘릴 때가 아니라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때라는 것을... 〠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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