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 현실이 되는 새해

김성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12/26 [10:43]
                                                                                                                                               ⓒ강민석

 
어설픈 잠꼬대

오 남매 중에서 네 번째로 태어난 저는 항상 형님이 입던 옷을 그냥 물려 받아서 입었습니다. 어린 저는 이것이 큰 불만이었습니다. 그렇게 물려받은 옷들은 대개 색깔도 많이 바래 있었고 제 몸에 딱 맞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제가 좋아하는 색깔의 옷,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어 보는 것이 어릴 적의 소원이었습니다.

어느 해 설을 며칠 앞둔 추운 겨울 밤이었습니다. 저는 드디어 새 옷 한 벌 얻어 입으려고 얄팍한 작전을 짰습니다. 잠꼬대를 빙자하여 제 소원을 부모님께 알리는 아주 유치하기 짝이 없는 미션이었습니다. 마침 부모님께서 안 주무시고 도란도란 말씀을 나누고 계셨음을 확인한 저는 잠꼬대를 늘어 놓기 시작 했습니다.

“아! 모자 달린 까만 잠바, 아! 모자 달린 까만 잠바” 라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했던 것입니다. 그날 밤의 미션은 아주 간단하게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저는 저의 제일 친한 친구가 겨울이 되면 늘 입고 다니던 그 모자가 달린 까만 잠바가 입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그런 잠바는 돈이 좀 있는 집 아이들만 입고 다녔기에 저의 부모님께서 사주실 리가 없음을 제가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미션 목표는 ‘얼마나 그 모자 달린 까만 잠바가 입고 싶으면 이 아이가 자다가 잠꼬대를 다 할까’라고 부모님이 생각해 주시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그날 밤 제 잠꼬대를 어떻게 해석하셨는지는 저는 모릅니다. 제 잠꼬대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 부모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해 설날에는 제가 그토록 입고 싶었던 모자가 달린 까만 잠바를 입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새 잠바를 입고 제 친구 집 앞에서 그 친구가 나오도록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나도 너 처럼 모자 달린 잠바가 있다” 라고 알려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겨울 밤의 어설픈 미션이 성공했던 것은 부모님의 크신 긍휼하심이었음을 그로부터 한참 후에 철이 들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어설픈 잠꼬대를 주절대던 그 순간에는 정말 제 자신이 생각해도 참 한심했습니다. 혹시 부모님께서 제 얄팍한 작전을 눈치채시고 더 크게 꾸중을 하시지는 않으실까? 우리 형제들이 알고 오히려 저를 멍청한 바보로 놀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설날 아침에 부모님이 “너 이 잠바 한 번 입어볼래? 네 몸에 딱 맞을 것 같은데…” 하시면서 모자가 달린 새 잠바를 주셨을  때는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하나님께 소원을...

2013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새해에 하나님께로부터 무엇을 받고 싶으십니까? 여러분이 이 새해에 꼭 이루고자 하시는 소원이 무엇입니까? 이 새해에 여러분에게 있어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입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의 그 소원, 그 소망을 하나님께 아뢰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 부모도 어설프게 잠꼬대하는 소리를 듣고 그 자녀의 소원을 들어 주시는데 왜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그 간절한 소원을 안 들어 주시겠습니까? 너무나도 많은 크리스찬들이 소원과 소망은 있는데 실제로 하나님께 나아가서 그 소원과 소망을 아뢰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정을 봐 줄려고 많이 애를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왜 하나님께 나아가서 소원을 아뢰는 것을 그토록 쑥스러워 하시는지…

사람이 생각하기에 어떤 문제는 큰 것 같고 또 어떤 문제는 너무 유치한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큰 문제니, 작은 문제니 하면서 따지는 그 자체가 벌써 하나님 앞에서 잘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하나님 앞에서 내 소원을 알려 드리는 것입니다.그러면 그 다음은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일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문제가 큰 문제이지 하나님 앞에서는 결코 큰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문제는 유치하게,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이지 하나님은 한 번도 하나님의 자녀들의 당면한 문제를 시시하다고, 하찮다고 하시지를 않는 것입니다. 철부지 어린 아이가 아버지의 돈 주머니를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만약 어린 아이가 아버지의 돈 주머니가 걱정이 되어서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말하지 않는다면 그 아버지는 참으로 슬플 것입니다. 돈 문제는 아버지께 맡겨버리고 그저 잠꼬대를 하든지 울면서 떼를 쓰든지 간에 모자가 달린 잠바가 입고 싶다고 하는 그것을 더 좋아 하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시대에도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정을 봐 드리느라고 자신의 소원과 소망을 하나님께 아뢰지 못하는 우를 범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하나님의 주머니 사정을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능력을 왜 우리가 제한해야 할까요? 그 모든 것은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입니다.


혈루병 여인의 절실함

2013년 새해에는 하나님의 사정 생각하지를 말고 내 사정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간절히 한 번 매달려 보시기 바랍니다.

어린아이가 부모님 앞에서 잠꼬대를 할 때는 본인도 한심한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설날 아침에 그 모자 달린 까만 잠바를 받았을 때는 너무나도 상황이 다르더라는 것입니다. 그 기쁨을 말로 설명 할 수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12년 동안을 혈루병으로 고생하던 어떤 여인도 예수님의 사정을 봐 드린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의 병을 고침 받는 것이 너무나도 절실했기에 당시 사회의 관습을 뛰어넘어서 예수님의 옷자락에다 그녀의 손을 갖다 대었던 것입니다. 물론 어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가 그 광경을 보고 뭐라고 하지는 않을까? 혹시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그녀의 사정이 너무나 절박했던 것입니다.

그런 걱정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녀의 믿음을 보시고 그녀의 병을 그 순간 깨끗하게 고쳐 주셨던 것입니다. 만약 그녀가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 때문에 그 순간을 놓쳐 버렸다면 여전히 그녀는 그 혈루병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사정을 생각하기에는 그녀의 문제가 너무나도 절실했던 것입니다.

지금은 2013년 새해의 첫 시간입니다. 지체하지 말고 빨리 하나님께 우리의 절실한 문제를 알려드리십시다. 우리의 연약한 손을 내미시기 바랍니다. 우리 자신의 부족 때문이라는 이유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기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부족과 연약을 우리보다 더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시기에 하나님께서는 독생 성자 예수님을 이 땅에 우리를 위해 보내 주신 것입니다. 아들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보내 주신 분이신데 무엇이 아까워서 우리의 소원을 못 들어 주시겠습니까?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소원이 현실에서 응답되어 질 때 우리는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큰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혈루병 앓던 여인의 몸에서 혈루 근원이 끊어진 것을 그 여인이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아마 믿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 나아가기 전과 후가 그토록 달라졌던 것을 느꼈을 때 그 여인의 기쁨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히스기야 왕이 죽을 병에 걸려서 더 이상 살 수가 없다는 말을 이사야 선지자로부터 들었을 때 그는 낯을 벽으로 향하여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바로 그날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병을 고쳐 주시고 15년의 생명을 더 연장시켜 주셨습니다. 그때  히스기야 왕의 기쁨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이처럼 하나님께 나아간 자들은 그 삶 속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는데 우리들은 자꾸만 우리 자신들을 예외로 만드는 것일까요? 왜 우리는 하나님의 크신 역사를 우리의 실제 삶 속에서 체험하지를 못할까요?


하나님만이 인생의 기쁨

하나님께서 또 우리에게 새해를 주신 것은 우리의 삶이 새로워지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크신 긍휼이 그 속에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구하는 자에게 주십니다. 찾는 자에게 찾게 하시고 두드리는 자에게 문을 열어 주십니다. 그냥 아무 것도 구하지도 찾지도 두드리지도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일이 생겨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어린 철부지가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잠꼬대를 했지만 부모님은 그 어설픈 몸짓에도 응답을 했던 것입니다. 자기 자녀에 대한 부모님의 크신 긍휼하심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만약에 그 꼬마가 자기 힘으로 돈을 모아서 모자가 달린 까만 잠바를 살려고 했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결코 돈을 모을 수도 없었겠고 그는 결코 그 잠바를 가질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혹시 우리들도 하나님 없이 내 힘으로 또 이 새해를 살아 볼려고 하지는 않으신지요? 만약 그렇다면 이 새해도 하나님의 역사는 체험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어설픈 우리의 기도에도 하나님은 응답하실 것입니다. 뭔가 앞 뒤가 맞지 않는 우리의 소원이라도 하나님께서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인생의 진정한 기쁨은 인생에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만이 우리 인생에게 진정한 기쁨을 주실 수가 있으십니다. 그 기쁨은 마르지 않는 샘에서 나오는 시원한 인생의 생수입니다. 우리의 기도, 우리의 소원이 현실로 나타날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기쁨일 것입니다.

2013년 새해가 여러분 모두에게 소망이 현실이 되는 축복이 있어지기를 소원합니다.
 
▲김성두 목사 ⓒ크리스찬리뷰


김성두|시드니경향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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