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숲속에 있을 때가 아름답다

새해의 단상

김성두/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01/05 [09:50]

숲을 떠난 호랑이 


저는 어릴 때부터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그 언젠가 진짜 호랑이를 보긴 보았는데 그 호랑이는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있던 호랑이였습니다. 이야기 속에 나오던 용맹스러운 호랑이도 아니었고 더구나 맹수의 왕이라는 말은 너무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호랑이가 숲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작년 연말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Tiger Woods)때문에 좀 시끄러웠습니다. 그가 골프장에서 안 놀고 다른 곳에서 놀았기 때문입니다. 타이거 우즈는 골프장에 있을 때가 가장 멋있습니다. 그가 18번 홀에서 마지막 승부를 결정 짓는 퍼팅을 하여 그 공이 홀에 들어갔을 때 그의 환호하는 모습은 정말 호랑이가 포효하는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골프장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타이거우즈를 무서워합니다. 타이거우즈와 함께 경기를 하면 자기 실력 발휘가 잘 안 된다고도 합니다.
 
호랑이는 숲 속에 있으면 먹을 것이 많습니다. 모든 동물이 자기의 먹을거리입니다. 호랑이가 한 번 떴다 하면 모든 동물들은 초긴장을 합니다. 그래서 호랑이를 맹수의 왕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준 것입니다.
 
타이거우즈가 골프장에 있을 때 그를  골프  황제라고 붙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Tiger(호랑이)가 Woods(숲)을 떠났을 때  그는 더 이상 황제가 아니었고 모든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꼭 동물원 우리에 갇힌 호랑이처럼 말입니다.
 
우리 한국 사람 중에 축구 선수 박지성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왜 그를 좋아합니까?  중요한 경기 때마다, 특히 중요한 고비에서 그가 한 방을 터뜨려 주기 때문입니다. 작년 이란과의 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박지성이 터뜨린 한 골 덕분에 북한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가 있었습니다. 북한의 축구 선수 정대세도 박지성에게 고마워했다는 것입니다. 박지성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가 TV에서 면도기 광고할 때가 아닙니다. 그가 축구장에서 힘차게 뛰어 다닐 때입니다.
 
우리 한국 사람 중에 김연아 선수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가 왜 그녀를 그토록 아끼고 전 국민이 사랑하는 것입니까? 그녀는 노래도 잘 합니다. 그러나 노래 때문에 그녀를 그토록 좋아하는 것 아닙니다. 그녀가 TV광고에 그토록 많이 나오는 유명인이기 때문도 아닙니다. 김연아 선수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녀가 피겨 스케이트를 신고 아이스 링크 위에 있을 때입니다. 그녀가 아름다운 몸짓으로 고난도의 기술을 구사하면서 얼음 위에서 춤출 때입니다.
 
영국의 미남 축구 선수인 데이빗 베컴을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가 야한 팬티를 입고 어느 의류 회사 광고를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이상한 머리 스타일을 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결정적인 순간 그의 발에서 나오는 프리킥 한 방이  골 망을 시원스럽게 흔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골 키퍼가 손도 못대게 말입니다. 데이빗 베컴이 가장 멋있을 때는 축구장에서 바로 그 프리킥을 찰 때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 자리에
 
2010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나에게는 새해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계십니다. 나만 바뀌면 됩니다. 해마다 새해는 돌아오지만 바뀌지 않는 나이기에 항상 내 삶이 그 수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 있지 말아야 할 자리에 머물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구할 때가 많았습니다. 새해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 자리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 곳에 머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헌신의 자리에 머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그토록 만나기 원하시는 기도의 자리에 머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 동안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사람의 말에 귀가 쫑긋하여 살았습니다. 세상 일에 분요하느라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에 바른 헌신을 못했습니다. 세상 사람 만나느라 바빠서 하나님께 제대로 무릎을 못 꿇었습니다. 기도의 골방에 먼지가 뽀얗게 앉았습니다.
 
호랑이가 숲을 떠나면 먹을 것이 없습니다.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는 호랑이는 누가 가져다 줘야 먹고 삽니다. 그러니 늘 허기가 지고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는 것입니다. 조그만 어린 아이가 돌을 던져도 꼼짝 없이 맞아야 합니다.
 
Tiger가 Woods를 떠났을 때, 타이거우즈가 골프장을 떠나 다른 곳에서 놀았던 결과 그는 지금 너무나도 마음이 허한 것입니다. 온갖 세상의 돌을 다 맞고 앉아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 안에 있을 때가 아름답습니다. 그 자리를 떠난 순간부터 우리의 영혼에 허기가 찾아옵니다. 꼭 아버지를 떠난 탕자가 먹을 것이 없어서 허기를 느낀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을 떠나 이 세상 것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우리의 영혼은 더 허할 뿐입니다.
 
Tiger는 Woods에 있을 때가 아름답다 
 

새해에 우리의 자리를 하나님 안에만 고정시킬 수만 있다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 곳에만 머물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풍성한 영의 양식과 육의 축복을 마음껏 받아 누리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박지성 선수는 축구장에서 열심히 살았기에 그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그는 많은 부도 쌓을 수가 있었습니다. 김연아 선수 역시 아이스 링크 위에서 참 열심히 살았기에 온 세계 사람들이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며 많은 기업체들이 지금도 돈을 싸 들고 광고를  의뢰하는 것입니다. 데이빗 베컴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들끓습니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즐겁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오랫동안 축구장에서 열심히 살았기 때문입니다.
 
새해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가지려고 너무 많이 애쓰지 마시기 바랍니다.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들을 가지려고 애쓰시기 바랍니다.
 
새해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 가려고 너무 애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꾸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머물기 위해 애쓰시기 바랍니다.
 
설령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가진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의 영혼에 진정한 기쁨과 만족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 가진 것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과 더 멀어질 수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곳에 설령 간다 할지라도 그곳에서 우리는 진정한 기쁨과 만족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이 아니면 그 자리는 결코 축복의 자리가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마땅히 있을 그 곳에 머물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마땅히 행할 그 일을 행할 때 새해는 우리에게  분명히 축복의 해로 다가 올 것입니다.
 
이제 얼마 후에 카나다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립니다.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고 하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우리나라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 따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정말 성실하게  그 자리를 지킨 사람입니다. 다른데 한 눈 팔지 아니하고 얼음 위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올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립니다. 박지성 선수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터닝 슛 한방 날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는 성실하게, 오랫동안 다른 곳에 눈을 팔지 아니하고 그 자리를 지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양념으로 데이빗 베컴 선수가 먼 거리에서 프리킥 한 방 날려주어서 골 망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상 여론에 뭇 매를 맞아 거의 죽다시피한 Tiger가 다시 Woods로 돌아와 진정한 Tiger Woods가 되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Tiger는 Woods에 있을 때가 아름답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 안에 있을 때가 아름답습니다. 그 하나님 안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디에 계십니까? 
                                            

김성두/시드니경향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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