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최성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4/27 [10:49]
플라톤은 주전 428년 아테네에서 태어나 80년을 살며 철학하다 348년에 죽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유명한 스승 소크라테스에게 배웠고 유명한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를 둔 복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를 20세에 만났다. 그들의 만남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 진다. 하루는 소크라테스가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는 백조 새끼를 무릎에 올려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 백조의 날개가 쑥쑥 자라더니 기쁜듯 울며 날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이날 플라톤을 소개 받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친구가 바로 그 백조로군!
 
플라톤이 발을 딛고 몸을 누인 아테네는 펠레폰네소스 전쟁으로 잘 알려진 스파르타와의 싸움에서 패하여 주도권을 잃고 절망 가운데 떨어져 있었다. 아테네의 자랑 민주정치도 스파르타가 세운 괴뢰정부인 30인 참주정치로 인하여 엉망이 되어 버렸다. 아테네의 귀족가문 출신답게 그도 한때는 정치에 뜻을 두고 그 언저리를 기웃거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라는 것이 지혜를 살해하는 야만의 도구가 되는 것을 목도하고는 마음을 돌려 그 판을 떠난다. 위대한 스승 소크라테스를 무지한 사람들이 투표로 죽였던 것이다.
 
스승의 죽음에 상처를 받은 플라톤은 아테네를 떠나 유랑길에 오른다. 아프리카와 시칠리아, 또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 중에는 키레네 학파의 파르메니데스, 피타고라스 학파의 피타고라스 등도 있었다. 그들로부터 이데아와 변증법, 철학의 실용과 실천적 효용에 대한 영감을 얻어 숙고를 거듭하는 동시에 몇몇의 저술을 내놓는다.
 
시칠리아에서 디오니시오스 1세를 만난 것은 철인통치를 통한 이상국가 설립이라는 평소의 꿈을 실험해 볼 좋은 기회였다. 정치판을 떠난 그가 되돌아 온 것은 그만큼 이상국가에 대한 소망이 절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실험은 디오니시우스의 비열한 행태로 인하여 좌절되고 그는 오히려 노예로 팔려가는 비극적인 파국을 맞는다.
 
친구 디온의 도움으로 구출되어 아테네로 돌아온 플라톤은 오직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만 전념하리라 뜻을 정하고 참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아카데미아를 세운다. 그의 나이 40세 때였다. 아카데미아는 인류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다.
 
아카데미아 입구에는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을 들어서지 말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는데 <이데아>는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의 세계에서 경험한 바를 거듭거듭 <상기>함으로써 인식할 수 있다고 말한 장본인이 <상기>가 아니라  <수학>을 강조한 셈이라 얼른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학교는 주전 388년에 세워져 무려 천 년을 내려오다 철학이 신앙을 왜곡시킨다고 판단한 로마의 황제 유스티아누스에 의해 패쇄되었다.
 
그의 저술로는 플라톤의 4대 복음서라 불리는 <변명>,  <크리톤>, <향연>, <파이돈>을 포함하여 <국가>, <법률> 등이 있다. 소크라테스의 법정발언을 통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무지를 통박한 <변명>, 소크라테스에게 탈옥을 권하는 크리톤에게 그것이 선하지 않다는 것을 정의와 법률로 깨우치는 <크리톤>, 플라톤의 연애론이자 에로스 찬미가인 <향연>, 영혼불멸을 다룬 <파이돈>, 철학과 정치이론에서의 정의와 정체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선보이는 <국가>, 차선이기는 하나 법률로 다스려지는 가상국가 <마그네시아>를 통해 실현가능한 대안을 선보인 <법률>은 독자들도 짬을 내어 꼭 일독해 보시기를 권한다.
 
화이트헤드는 <서양철학사는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하였고 에머슨은 <철학은 플라톤이고 플라톤은 철학이다>라고 하였다. 학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셈이다. 또한 플라톤의 사상은 사도바울의 저작속에 혹은 교부들의 신학속에 상당히 들어와 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그의 이데아론을 근간으로 하는 이원론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금방 알 수 있을 만치 교리체계 안에 널리 자리잡고 있다. 그의 이원론은 기독교 신학에 크게 공헌하면서 동시에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어려운 숙제를 던져 주었다. 그의 이원론이 기독교 신학에 기여한 바는 무엇이며 또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다음 호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최성은|시드니선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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