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비상한 비행 시스템

배용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3/25 [16:51]

몇 년 전에 브라질의 아마존 정글 속을 가본 적이 있다. 때가 마침 비가 많이 오는 우기라 온통 물 천지가 되어 있어 숲속에서 큰 뱀(Python)이나 재규어(Jaguar) 같은 맹수들은 볼 수 없었으나 물속에서 사는 악어와 원숭이 그리고 새들은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중에도 큰 부리 새(Toucan)는 그 모양이 하도 이상해서 몇 번이나 보고 또 본 적이 있다.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치장한 몸의 색깔이 유난히 아름다워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자기 몸통만한 부리가 불편하지도 않은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가볍게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감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 큰 부리는 공기주머니를 가진 가벼운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전혀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파파야나 바나나와 같은 큰 과일을 딴 후 조각을 내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랫동안 큰 과일만을 따 먹다 보니 작은 부리가 커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되어 태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들의 이런 외모에만 비밀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인간들이 흉내조차 내지 못하는 비상한 비행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과학이 조금씩 알아내고 있다.

큰 제비(Purple Martin)는 미국 펜실바니아주에서 남쪽 멕시코의 유카단반도까지 왕복 7,500km의 거리를 하루 평균 580km의 속도로 철 따라 이동하고 있으며 숲지빠귀새(Wood Thrushes)는 미국 동부에서 멕시코만을 넘어 중미까지 날아가는 철새로 알려져 있다.

이런 철새의 무착륙 장거리 이동의 챔피언은 아무래도 큰 뒷부리도요(Ben-Tailed Godwit)일 것이다. 미국 알라스카 서부에서 남반부 뉴질랜드까지 장장 11,700km를 논스톱으로 날아가는 철새이다. 사람으로 치면 매일 70km씩 일 주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달음박질을 하는 셈이다.

이상한 새들은 이것들 말고도 또 있다. 몸무게가 100g도 채 안되는 북극제비 갈매기(Arctic Tern)는 매년 북극에서 남극으로 오고가 30년 정도의 일생 동안 지구에서 달까지 세 번이나 왕복하는 엄청난 거리를 날아다니는 새이다. 날아갈 때에는 S자 방향으로 간다고 하는데 이는 무역풍이나 편서풍을 이용하면서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항로로 알려져 있다.

어김없는 항로와 목표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은 체내에 항법시스템, 연료효율시스템, 원격감지시스템, 파워시스템, 안정화시스템 등 모든 첨단 과학적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작동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는 일이다.

너무 작아서 쥐방울만하다고 하는 벌새(Humming Bire)가 있다. 작은 것은 5cm밖에 안 돼는 이 새는 세계적으로 약 300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초에 20회 이상 날개 짓을 하기 때문에 날개 없이 공중에서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동작을 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람에 비유하면 햄버거 1,300개를 하루에 먹어야 하며 심장이 1분에 130번 이상 펄떡거려야 한다.

이런 새의 첨단구조를 모방하려고 과학은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그 100분의 1이나 천분의 일만큼도 흉내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전투 헬기인 블랙호크(Black Hawk)기의 초당 속도는 자신의 몸길이의 32배에 그치나 비둘기는 자신의 몸길이의 75배를 날고 있으며 회전율로 보면 항공모함 공격 전투기 스카이호크(Sky Hawk)기가 초당 720도가 가능하나 제비는 초당 5000도를 상회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듯 간단한 비교에서조차 새들의 비밀을 따르지 못하고 있는 과학을 사람들은 맹신한 나머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새 보기를 우습게 보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만상을 그 수효대로 창조하신(사 40:26) 하나님의 경륜을 이해하기가 그래서 어려운 모양이다.〠


배용찬|멜본한인교회 은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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