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모털리티 (amortality)

어모털리티(amortality)는 오늘의 시대상을 나타내는 신조어이다. 《타임》지 기자 캐서린 메이어는 ‘영원히 살 수 없는’이라는 뜻의 ‘mortal’에 부정을 의미하는 ‘a’를 붙여 ‘영원히 늙지 않는’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만들고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젊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시대상’을 표현했다.

《타임》지는 어모털리티를 “지금 세상을 바꾸고 있는 10가지 특징” 중의 하나로 선정하면서,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이제 과거의 유물일 뿐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제는 인생이 칠십이요 강건해야 팔십이라는 말씀(시90:10)이 무색한 ‘100세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모두가 100세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100세 시대의 건강하고 행복한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1937년 중요한 성인발달연구 그랜트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백화점 재벌 그랜트의 후원으로 당시 하버드대 2학년 학생이었던 존 F. 케네디를 비롯하여 268명의 삶을 하버드의대에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민 남성 456명과 천재 여성 90명이 추가로 포함되어 총 814명을 연구하였다.

72년이 지난 2009년에 연구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그들 중에 지금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성숙한 적응), 평생교육(교육년수), 결혼생활의 안정, 비흡연, 적당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적당한 체중 등의 7가지 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그 중에서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강조되고 있다.

현재 이 연구의 책임자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인간관계이며, 사랑받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강점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보았다. 이 연구는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라는 말씀을 실감나게 한다.(시133:1)

심리학은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을 키퍼슨(key person)이라고 한다. 내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열쇠와 같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가치 있다고 존중하는 관계이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애정욕구와 가치욕구를 서로 채워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정신건강이 좋은 사람은 적어도 15-20명의 키퍼슨이 있는 법이다. 가족관계 5-6명, 사회적인관계 5-6명 그리고 함께 자란 친구들 5-6명의 키퍼슨도 없다면 행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도행전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령강림 이후에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샀다. 주님께서는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여 주셨다.”(행2:47새번역)는 말씀처럼 키퍼슨이 교회부흥이다.

행복이란 홀로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마지막으로 큰 소리로 웃었을 때가 언제인가? 말할 수 없이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 가장 최근에 심오한 의미와 목적을 감지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자신의 성취에 자긍심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 그 모든 순간들은 홀로 오지 않고 이웃과 함께 왔을 것이다. 인생의 내리막길에서 이웃은 최고의 해독제이며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셈이다.

한 지혜로운 어머니는 자녀의 기분이 언짢은 것을 볼 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아들아 골이 난 모양이구나.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도와주지 않을래?“ 그 아들은 자라서 훌륭한 인물이 되었다. 어머니의 말씀은 경험을 통한 지혜이었지만, 현대 심리학은 과학적인 검증을 통하여 친절연습이 행복과 웰빙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보고를 내놓고 있다.

성경은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고 하신다.(요일4:20-21) 〠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