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커리큘럼

김종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7/28 [11:10]
멜버른의 ‘지롱 그래머스쿨’은 영국의 챨스 황태자가 17살이던 1966년에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던 15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학교이다. 이 학교가 최근에 긍정심리학의 웰빙 커리큘럼을 도입하면서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좋은 효과가 교육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문제가 악화일로여서 가정, 교회 그리고 학교교육 현장에서 청소년지도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하여 이 학교의 웰빙 커리큘럼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웰빙 커리큘럼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셀리그만 교수팀이 주도한 것으로 일곱 가지 내용 -강점 찾기, 친절 베풀기, 감사하기, 인내력 키우기, 창의력 개발하기, 회복탄력성 키우기, 명상하기 훈련- 등이다.
 
먼저 교사진 100명에게 이 웰빙 커리큘럼을 집중적으로 교육했다. 교사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강의 평가 점수가 5.0점 만점에 4.8점이 나왔으며, 두 주간의 여름휴가를 보수 없이 반납하며 기쁘게 훈련을 받았다.
 
이 학교는 교사교육을 마친 후에, 학생들에게 그 기본 내용을 ‘직접 가르치기’와 ‘과목에 적용하기’ 그리고 ‘생활에 실천하기’ 등의 세 가지 방법으로 웰빙 교육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생활에 실천하기’의 예를 들면, 매일 첫 시간에 여섯 살배기 1학년 어린이들도 모든 학생들처럼 선생님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여러분, 어제 저녁에 잘 되었던 일에 관하여 말해보세요.” 서로 대답하려고 조바심치며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저녁 먹고 나서 누나랑 현관을 청소했어요. 엄마가 저희를 안아주셨어요.”
 
이어서 선생님은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잘 되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게 왜 중요하지요?” 어린이들은 머뭇거리지 않는다.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선생님은 다시 묻는다. “누구 더 할 이야기 있어요?” “네, 엄마는 매일 제가 집에 가면 잘 되었던 일을 물어 보세요. 얘기하면 엄마가 행복해 하세요. 엄마가 행복하면 모두 다 행복해요.”
 
이런 방법으로 여섯 살배기 때부터 '잘 되었던 일'로 학교 수업을 시작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긍정 교육에 따라 살도록 하고 있다. 지금 지롱 그래머 스쿨은 '잘 되었던 일' 나누기로 하루의 출발이 즐거워졌다. 심지어 교무회의조차 더 즐겁게 출발하고 있다.
 
5학년 학생들의 '제빵 수업'은 빵을 만들어 이웃 양로원을 방문해서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는 것이다. 양로원을 방문한 후에 학생들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건강한 빵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그리고 그것을 먹지 않고 어르신들께 드렸어요.” “제 마음속에서 작은 등불 하나가 켜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 일을 또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건 컴퓨터 게임보다 기분이 더 좋아요.”
 
이 일을 직접 지도했던 셀리그만 교수의 말이다. “이 학교의 웰빙 커리큘럼 시행 이전과 이후의 변화는 매우 뚜렷하다. 이제 이 학교 학생들은 더 이상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다. 나는 여기에서 한 달을 머물렀다. 그렇게 의욕이 충천한 학교는 처음이다. 그곳을 떠나 인상을 찌푸린 대학으로 돌아오기가 정말 싫었다. 지금 이 학교의 입학 지원자와 기부금이 크게 늘었다.”
 
사실 이 일곱 가지 내용들은 우리 크리스찬들에게 익숙한 성서의 가르침이다. 물론 긍정교육 연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못하다면,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새계명 실천을 가정, 교회, 학교교육의 중심으로 한다면, 지롱 그래머스쿨의 웰빙 커리큘럼 효과를 모두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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