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교회’란?

김경민/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3/27 [12:03]
~목마른 사슴이…~
 
“목사님, 저의 지금 심정은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아 헤매는 것 같습니다….”
생전 처음 만난 그분은 그렇게 교회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갈급함을 채워줄 교회를 찾기 위해 (약간 과장해서) 시드니에 있는 웬만한 교회들은 적어도 한번쯤은 가봤다고도 했다. 이제 그는 지칠 대로 지쳐 있는게 분명했다. 그러니 부인과 자녀들은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좋은 교회를 아직까지도 찾지 못해서 이러고 있는 겁니다…”
 
“그러시군요.”
 
착찹한 마음으로 그 다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그분이 계속 이렇게 말을 이어 갔다.
 
“사실, 목사님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십중팔구는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 반응이 옵니다.”
 
“어떤 반응인데요…?”
 
나의 귀가 솔깃해졌다. 마치 그분에게 내 속마음을 들킬 것 같은 약간의 조바심을 가지고 말이다.
 
“우선 ‘아직 우리 교회를 경험해 보지 못해서 그래요!’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교회가 어떻게 다른 교회와 다른지 열심히 설명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 설명을 듣고 설득이 된 경우는 아직까지 한 번도 없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듣는 말은 ‘아니, 교회들이 다 그런 것이죠… 특별히 좋은 교회가 어디 있겠습니까?’입니다. 결국에는 아무리 돌아다녀봐야 쓸데없는 일이니까 그냥 그 교회에 오라는 결론으로 끝나더군요…”
   
“세 번째 것은 말씀드리기가 조금 그렇습니다만, 기왕 말을 꺼냈으니… 개중에는 제가 하도 교회를 자주 옮겼기 때문에 반 경계심, 반 귀찮음으로 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혹시 제가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킬 사람은 아닌지, 혹은 어차피 다른 교회로 갈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

“형제님,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그 세 가지 반응은 접어두고 좀 더 오리지널하게 접근을 해야겠군요…”
 
사실 ‘좋은 교회’란 어떤 교회를 말하는지의 문제에 대해서 내 자신도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문제이다. 목회를 사명감을 가지고 책임 있게 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성경이 이 질문에 대하여 어떤 답을 주고 있는지 상당히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분에게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
 
“형제님, 어떤 교회가 좋은 교회인지는 무슨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회를 생각할 때 자주 마음 속에 떠올리는 성경말씀이 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골로새서 3:16)
 
“이 구절은 바울 사도가 골로새 교회 성도들에게 그들이 ‘교회’로 모였을 때 해야 할 일들을 설명하고 있는 말씀인데요, 세 가지 특별한 점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히’ 거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하지 않다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설교가 그리스도의 말씀에 집중되어 있기보다는 목사의 개인적인 생각에 집중된 경우이거나, 성도들의 일반적인 대화 속에 그리스도의 말씀이 상실된 경우들이 그렇겠지요.
 
둘째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라는 부분입니다.  목사만 일방적으로 성도들을 가르치기보다는 성도들이 ‘피차’ 서로 그렇게 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목사만 가르치는게 아니니까요. 세 번째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라는 부분입니다. 성도들이 하나님은 은혜를 잘 알고 있으면 당연히 서로 모였을 때 그 속에서 기쁨과 감격의 적절한 표현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 형제와 나는 앞으로 이 세 가지 이슈들을 가지고 ‘좋은 교회’에 대하여 좀 더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가기로 하였다.〠

김경민|세인트 앤드류스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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