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가정 상담 코너] 직면

김훈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01/27 [11:19]

Q: 도대체 바른 말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고 살아야 하나 봅니다.

 

A: 상담에서 배우는 기술 중에 ‘직면’ (Confrontation/Challenge)이란 기술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기초 기술 중에 제일 어려운 기술입니다. 사람들은 직면을 당할 때 “아니예요!”라고 하며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보지 않으려는 ‘무의식적인 부인’(denial)이라고 하는 자기 방어 기술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이 먹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은영 박사가 운영하는 ‘금쪽 상담소’에서도 등장하는 연예인들이 종종 자신을 방어하는 태도를 초반부에서 보이곤 합니다.

 

그리고 직면을 당할 때 상처를 받거나 수치심을 느끼거나 직면하는 사람에게 분노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진실을 알려 주고 변화를 위한 직면을 할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정말 조심해서 직면하지 않으면 마음을 더 닫거나 상처를 받게 되어 도망가게 되어 버립니다. 방어를 하지 않고 상대방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그래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직면’의 좋은 기술입니다.

 

부부 상담에서 배우자 중 한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 더 동의해 주었다고 상담을 받지 않으려고 하거나 조금 일찍 직면을 했다고 바로 상담을 그만 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변화시키기 위한 직면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상황은 가정에서도 적용이 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것을 고치라고 요구할 때 아이들은 방어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사춘기 자녀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속으로 부모의 말을 생각할지언정 겉으로는 분노로 거칠게 응답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십대 아이들에게는 가르치려고 하거나 직면하려고 하는 것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과 절대 싸우지 말라고 조언을 주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형제 자매 사이에도 가깝고 친하기 때문에 종종 쉽게 직면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 방어적으로 만들어서 관계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서 서로 싸우게 되는 경우들이 그런 것들 때문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쉽게 진실을 말하고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상처가 되지 않게 부드럽게 직면을 해 줄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해답은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직면을 하는 사람보다 그 직면을 듣는 사람의 태도에도 그 결과가 많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방법을 찾는다고 한다면 부드러운 직면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의 태도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하려는 말이 상대방을 돕기 위함이고 정말로 사랑의 마음으로 하는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지고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인가를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진정한 직면을 하려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직면을 하기 전에는 충분히 그 사람에게 직면할 만한 좋은 관계가 형성되어져 있는 지를 확인하고 그 사람이 나의 조언이나 직면을 받을 만한 사람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직면할 자격을 획득하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직면을 하려면 그 결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직면함으로 인해서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결과 또는 부정적 결과를 충분히 생각을 하고 직면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직면하려고 하다가 관계가 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직장의 상사라면 간혹 해고를 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직면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가까운 친구 사이에서 가까운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부드러운 직면’의 방법을 사용함으로 소중한 관계를 더 잘 가꾸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직면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 직면 전에 충분한 사랑과 수용과 용납이 선행되어 땅이 기름질 때 성장이 가능함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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