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4/27 [10:57]
Q 남편은 저에게 ‘자신의 엄마처럼 자신을 아껴주고 챙겨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저는 왜 ‘저의 아빠처럼 자상하게 가사일을 돕고 부드럽게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불평합니다. 서로의 주장이 점점 더 커져가고 다툼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A.사람들은 가정은 너무도 당연히 아무런 준비와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가정은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곳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에 속해있고, 그 가정에 일환으로 살아갑니다.
 
한 남편이 있습니다. 늘 엄마가 모든 것을 챙겨주는 한국의 삶에 익숙한 그는 자신을 잘 챙겨주는 능력있는 여성 분과 결혼하기를 원했습니다. 반면 호주에서 자란 여성은 가사일을 도와주는 아버지의 모습에 익숙한지라 남편이 아버지처럼 챙겨 주기를 바라면서 여성에게 친근감이 느껴지는 남편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결혼 후 두 사람은 늘 다투게 됩니다. 아내는 가사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이 싫고 남편은 엄마와 달리 늘 잔소리를 하는 아내로부터 도망을 가고 싶어 집니다.  헌신과 희생보다는 자신의 권리를 생각하는 데 바쁜 부부입니다.
 
가정의 핵심이 부부가 하나가 되고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존경하고 그리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헌신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더해서 결혼을 한 후에 주장할 수 있는 권리들은 10분의 일로 줄어들고, 감당해야 할 일들은 10배로 늘어나게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정도의 기대와 각오를 가지고 결혼한다면 결혼 생활의 갈등을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고 갈등이 있을 때 피하고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 결혼을 선택할 때에는 배우자를 통해서 무엇인가 더 채울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결혼을 합니다. 결혼을 하면 자신의 수입과 배우자의 수입이 합해져서 더 여유로워 질 것을 예상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배우자의 장점이 자신의 장점과 합해져서 더욱더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 더 많은 관계가 형성되고 더 많은 기회가 창출될 것을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행복하고 더욱 더 풍요로워질 것을 예상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 명이 벌어서 더 여유로워질 것 같았는데 그렇지도 못합니다. 해야 할 의무 사항들이 한없이 늘어납니다. 자녀가 생기게 되면 아이들을 위해서 들어가는 재정과 에너지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두 명 중 한 명은 가사일에 몰두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가지고 있던 자신과 다른 점이 더 좋은 점 혹은 장점으로 보이지 않고 불편하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요소로 보여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어서 서로에게 요구하며 불평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실망과 좌절이 찾아오겠습니까? 현실과 기대에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고, 희생해야 할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결혼하기 전에 서로에 대해서 바로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통해서 희생하고 감수해야 할 의무사항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확하게 따져보아 신중한 결정과 헌신을 다짐하며 결혼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엄청난 축복입니다. 서로가 노력하여 이루어가는 가정은 서로를 풍요롭게 하고 서로의 장점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엄청난 일들을 가능케 합니다.  또한 서로를 통한 위로와 안정감과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가정을 통한 기쁨과 행복을 충분히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기독교상담학 박사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