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핵심은 질문이다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질문이 답보다 앞선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든다. 긍정적인 질문이 긍정적인 답을 유도한다. 질문이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것이라면, 답은 반응적이고 수동적이다. 대화를 주도해 나가는 사람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다. 질문 없이 답이 있을 수 있겠는가?
 
위대한 것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창조적'이라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질문이다. 유태인 부모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지 않고 무엇을 질문했냐"고 묻는다. 질문의 수준이 그 사람의 수준이다.
 
198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나기브 마프즈'가 한 말이다. "대답을 보면 그 사람의 영리함을 알 수 있고, 질문을 보면 그 사람의 현명함을 알 수 있다." '현명함'을 중심으로 4가지 종류의 질문이 있다.


1) 우문우답 (愚問愚答)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어리석은 대답이다. 대화 중에 화두와 관계없는 엉뚱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갑자기 분위기가 썰렁해지고 침묵이 흐르게 된다. 누군가 반전을 시켜야 할 것 같은데, 대답은 더 가관인 경우도 있다. 요즘 국정감사에서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감사와 아무런 연관 없는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에 버금가는 답변을 들으며 쓴 웃음을 짓는다. 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마주 앉아 국정현안을 풀어간다고 하니, 그래서 정치가 어려운 것 같다.

 
2) 우문현답 (愚問賢答)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이다. 토크쇼를 진행하는 사회자의 질문을 보면 많이 답답할 때가 있다. 시청자가 원하는 질문을 해야 하는데, 자기가 알고 싶은 질문을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 주어야 하는데 마구 무시하는 사회자도 있다. 이러한 어색한 상황 속에서도 멋진 현답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하는 초대손님도 있다.
  
사회자: 이 컵 안의 물이 반쯤 찬 건가요, 아니면 반쯤 빈 건가요?
초대손님: 그건 물을 채우고 있느냐, 아니면 마시고 있느냐에 달려있지요!   
 
3) 현문우답 (賢問愚答)


현명한 질문에 대한 어리석은 대답이다. 질문과 관계없는 엉뚱한 대답을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사오정'이라고 한다. 사오정은 귀가 접혀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대답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사오정이 손을 들더니 말했다.

  "사오정: 선생님, 칠판 글씨가 안 보이는 데요.
   선생님: 이게 안 보여? 너, 눈이 몇이냐?
   사오정: 제 눈은 둘인데요.
   선생님: 그게 아니고 눈이 얼마냐고?
   선생님은 사오정의 대답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
   "예? 제 눈은 안 파는데요."


4) 현문현답 (賢問賢答)

현명한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이다. 인간의 뇌는 질문이 오면 답을 찾기 시작한다. 긍정적인 질문이 오면 긍정적인 답을 찾고, 부정적인 질문이 오면 부정적인 답을 찾는다. 좋은 질문은 아름다운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상대와의 관계도 깊어지게 만든다.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사고를 자극하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상대방의 가능성을 일깨워 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산파술'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는 사람은 산파가 아니라 산모이다. 산파술은 품고 있는 것을, 질문을 통하여 밖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법이다. 대화의 핵심은 질문이다.〠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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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31 [11:21]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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