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목사의 권위

~목사님은 성경을 100% 이해하시나요?~

김경민/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7/25 [11:34]
“천만에요... 저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번 쓱 지나가듯이 읽어서는 도무지 제 삶에  영양분으로 소화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리고는 나에 대한 성경 교사로서의 신뢰도가 혹시 타격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나는 재빨리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설교나 성경공부의 본문인 경우는 얘기가 다릅니다. 본문이 말씀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설교를 하거나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를 준비할 때는 본문을 앞에 두고 씨름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합니다. 설교 본문만큼은 정확히 이해하고 설교한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설교 시간에 하시는 말씀은 거의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말씀하시는 것이겠네요...? 성경의 말씀을 정확하게 이해하시고 그 말씀에 근거하여 설교하시는 것이니 거의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겠군요.”
 
김아무개 성도님의 이런 반응을 들은 나는 곧바로 머리가 몹시 복잡해졌다.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는데, 이 이유들은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게 보일 수도 있는 것들이다.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목사~
 
목사들에게 주어진 가장 우선적인 책임은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다. 사도행전은 초대교회의 리더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수도 없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성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점을 바울사도는 에베소 교회 장로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는 또한 유익한 것이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전하고,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나 여러분들을 가르쳤습니다.”(사도행전 20:20, 새번역)
 
자신의 사역이 성경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처럼, 그는 디모데에게도 같은 일을 당부하였다.
 
“내가 갈 때까지, 성경을 읽는 일과 권면하는 일과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십시오.”(사도행전 20:20, 새번역)
 
“김아무개 성도님, 성경은 분명히 목사들이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맡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특별한 권위가 있다고 말씀합니다. 다스리는 일을 잘 하는 장로들을 두 배로 존경하되 특히 말씀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디모데전서 5:17) 말씀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목사는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제대로 감당할 때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권위를 분명히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왜곡된 목사의 권위~
 
“그런데요, 김아무개 성도님..... 목사라는 사람에게 거의 하나님과 동급의 권위를 부여하려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합니다. 목사도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고, 성도님들도 목사를 그런 마음으로 대하시면 절대로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목사님에게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절대적 권위가 있으면 어떻게 일반 성도들이 목사님의 권위를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김아무개 성도님은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약간은 따져 물으려는 톤으로 되물었다.
 
“목사가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해야할 일은 성경을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성도들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담임목사로서 교회의 성도들에게 꾸준히 그것을 가르쳤다면, 그 속에서 자라난 성도들은 목사에게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도 자기 스스로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자면 성경이 말하는 목사의 사역은 일반 성도들의 <목사 의존도>를 점차적으로 줄여 가는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마치 사도 바울이 에베소서 교회 성도들에게 이렇게 말씀했듯이 말이다.

“(그리스도)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에베소서 4:16)〠

김경민|세인트 앤드류스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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