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새(始祖鳥) 이야기

배용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2/24 [11:52]
 
1861년 독일의 졸랜호펜지방 석회암 채석장에서 이상한 화석 하나가 나왔다. 길이가 50cm정도의 작은 공룡같기도 하고 새같이 생기기도 한 이 화석이 박물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채석장 주인은 떼돈을 벌기 시작했다. 재미를 붙인 채석장 주인은 비슷한 화석 몇 개를 더 캐내면서 일약 거부가 되는 해괴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박물관에 종사하던 고생물학자들은 이 화석이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하는 중간단계의 화석이라고 하면서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확실한 증거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당시에는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직후라서 이 화석의 발견으로 그의 진화론이 과학으로 입증되는 중요한 증거로도 인정되는 분위기였다.

화석의 모양을 분석한 당시의 학자들은 새의 조상이라는 의미로 시조새(Archaeopteryx)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 화석이 그 후 학자들에게 많은 논쟁거리가 될 것이란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었다. 1억 5천만 년 전 쥐라기에 만들어진 지층에서 나온 이 화석은 머리 모양은 도마뱀과 같고 몸에 깃털이 있었으며 뼈로 된 꼬리와 턱에는 13개의 이빨이 돋아나 있었고 날개에는 발가락 세 개가 있는 화석으로 나타났으니 이 동물이 새인지 공룡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파충류로 보는 사람들은 앞다리에 해당하는 날개에 발가락이 있다는 점과 파충류와 흡사한 머리 모양을 하고 있고 주둥이에는 치아가 나 있다는 점을 들어 틀림없는 파충류의 조상이라고 주장하는데 반해 뼈는 조류 특유의 기강구조(뼈 속이 비어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날개와 깃털이 있다는 점을 들어 조류로 인정하는 과학자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렇게 100여 년 동안을 어느 한편의 승자도 없이 지내오다가 1982년 처음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게 된다.

독일 에이스타트(Eichstatt)에서 열렸던 국제 시조새학회에서 이 화석은 조류와 파충류의 연결고리인 중간단계가 아닌 분명한 조류로 판명하기에 이르렀다. 이 회의에서 이 화석이 중간단계의 조류가 아닌 이유로는 같은 연대의 지층 안에서 현대의 새 뼈들이 함께 산출되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그 후 중국 과학원의 싱 슈교수는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육식공룡인 데이노코사우루스와 같은 ‘깃털이 달린 공룡’으로 해석하는 등 현재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쳐 지 2012년 6월호에는 “한국, 창조론자의 요구에 항복하다”라고 하는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한국 교과서에 시조새에 대한 기사를 삭제하라는 ‘교과서 진화론 삭제추진위원회(교진추)의 요구를 교육과학부가 일부 받아들인 사실을 두고 나온 기사이다. 시조새 화석이 의미하고 있는 진화론의 중간 단계라는 내용은 성립이 되지 않는 허구의 이론임을 주장하는 창조과학계의 당연한 요구이지만 기존 학계의 반발은 거세지기만 했다.

최근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 김희백 교수는 이들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중요한 언급을 했다. “양쪽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진화의 중간 단계의 화석은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새면 새고 공룡이면 공룡이지 이들 두 동물의 모습을 엇비슷하게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눈을 혼동시키는 물건이라는 것이다.

사실 시조새라는 것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동물과 식물을 그 종류대로 창조하신 후(창 1:25) 생육하고 번성하라고(창 1:28) 하셨지 파충류가 세월이 지나 옆구리에서 날개가 나오고 피부가 변해 깃털이 되어 하늘을 날라고 명령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 시조새 논쟁은 시작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애써 무시하면서 엉뚱한 싸움으로 진을 빼면서 살다보니 갈수록 하나님과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배용찬|멜본한인교회 은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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