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마 13:31-32)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5/26 [14:26]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천국이다. 천국은 가난한 자도 없고 눈물도 없고 고난도 없고 죽음도 없는 영원한 나라다. 그래서 우리는 천국을 소망하고 천국을 바라고 천국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고 행복한 인생이다.

하지만 이 땅에서 누리는 천국은 완전하지가 않다. 실제로 우리의 삶에는 기쁘고 행복한 날도 있지만 눈물도 있고 고난도 있고 또 죽음도 있다. 그것은 천국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국이 시작은 되었는데, 아직 미완성이고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천국은 자라가고 있다. 천국은 그날에, 마지막 때에 완성된다. 그날까지 날마다 자라는 것이 천국이다.

겨자씨 한 알

그래서 예수님께서 천국은 밭에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고 하신다. 겨자씨는 세상의 모든 씨 중에 가장 작은 씨앗이다. 그런데 천국이 그 겨자씨 한 알과 같다고 하신다. 천국이 가장 작은 겨자씨 만큼 작다는 의미다.

천국이 처음에는 그처럼 작은 씨앗으로 시작된다.

천국이 심겨질 때는 가장 작아서 보잘 것 없고, 가장 작아서 눈에 띄지도 않고, 가장 작아서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겨자씨와 같다. 천국은 처음부터 크지 않다. 우리 마음 밭에 가장 작은 겨자씨로 심겨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부터 큰 것을 원한다. 처음부터 큰 집을 원하고 큰 자동차를 원하고 큰 사업장을 원한다. 목사도 처음부터 큰 교회에서 사역하기를 원하고, 큰 목회를 원한다. 그렇게 우리는 첫 술에 배부르기를 원한다. 하지만 천국은 처음부터 크지 않다. 아니, 가장 작은 겨자씨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천국이다.

작은 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가 큰 일에도 충성할 수 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겨자씨 같은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 작은 일이 중요하다. 우리는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천국은 그렇게 가장 작은 자를 섬기고, 가장 작은 일에 헌신하고, 가장 작은 것을 귀히 여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예수님의 성육신도 마찬가지였다.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곳은 화려하고 웅장한 도시가 아니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었다. 그것도 가장 허름하고 가장 냄새나는 마굿간,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 그리고 선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가장 비천한 마을이었던 나사렛에서 자라셨다.

왜 그러셨을까? 가장 작은 자들을 만나시기 위함이셨다. 예수님이 부르신 열두 제자들의 면면을 보면, 학벌도 없고 지위도 변변치 못하고 가난하고 무식한 어부들이었다. 또 예수님은 창기들을 만나시고 죄인들과 식사하시고 세리들을 부르셨다. 가장 작은 자들을 만나시고, 가장 작은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다. 그런데 천국은 바로 그 작은 곳에 임했고, 그 작은 자들을 통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나무가 되매

그렇게 가장 작은 모습으로 시작된 천국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작은 상태로만 있지 않는다. 천국은 자라간다. 천국은 분명히 자라간다.

천국은 처음에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겨자씨로 뿌려진다. 하지만 그 후에는 싹이 나고 줄기가 나고 자라간다. 풀 만큼 자라고 풀보다 커지고 언젠가는 나무가 될 만큼 자란다. 그래서 공중의 새들이 와서 지친 날개를 쉴 만큼 무성한 나무가 된다. 그렇게 천국은 날마다 자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천국은 어느 날 갑자기 자라지 않는다. 갑자기 커지는 나라가 아니다.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자라는 나라가 천국이다.

믿음도 그렇다. 부흥회에 한번 참석해서 눈물 좀 흘리고 방언이 터졌다고 해서 금새 믿음이 깊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믿음이 깊은 체를 한다. 믿음은 그렇게 갑자기 자라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날마다 내 안에서 자라가야만 믿음도 깊어지는 것이다.

날마다 자라가라


그래서 날마다 자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자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자라가야 한다. 그런데 신앙 생활을 하다 보면 그 믿음의 삶이 들쑥날쑥인 사람들이 있다. 어느 날은 열심히 했다가 또 어느 날은 시들해진다. 어느 날은 금식하면서 기도했다가 또 어느 날은 무력해진다. 기분이 좋았다가 금새 우울해진다. 하루는 천사가 되었다가 하루는 마귀로 돌변한다. 

이렇게 신앙 생활하면 믿음이 자랄 수가 없다. 천국이 자라지를 못한다. 신앙 생활은 무엇보다 꾸준해야 한다. 꾸준히 기도하고 꾸준히 말씀 보고 꾸준히 사랑하고 꾸준히 봉사해야 한다. 그래야 내 안에서 믿음도 자라고 천국도 자라간다. 꾸준하지 못하니까 자라다가 멈추는 것이다.

우리가 쉽게 유혹 받는 경우가 있다. 어렵고 힘들 때 갈급하고 바랄 때는 열심히 기도한다. 열심히 봉사한다. 열심히 신앙 생활한다. 그러다 응답 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게을러진다. 먹고 마시는 문제가 해결되면 더 이상 기도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천국이 자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린다.

그러나 천국은 고작 먹는 것, 마시는 것이 아니다. 천국은 그 정도가 아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14:17). 천국은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다. 정말 의로워지고 참으로 평안이 넘치고 언제나 기쁨이 충만한 곳이 천국이다.

가진 것은 많은데 마음이 괴롭고, 먹고 마시는 것은 풍족한데 평안이 사라지고 기쁨이 없다면 결코 천국을 누릴 수가 없다. 의와 평강과 희락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데 있지 않다. 오직 성령 안에서만 누릴 수 있다. 그런데 고작 눈이 보이는 것들 때문에, 따지고 보면 그것들도 모두 하나님이 주신 것들인데, 그걸 누리느라, 그걸 지키겠다고, 그것 때문에 바쁘다고, 하나님에게 게으름 피우고 나태해진다면, 결코 우리 안에서 천국은 자랄 수가 없다.

결혼하게 해달라, 자녀를 달라, 직장을 달라, 건강을 달라, 영주권을 달라, 집을 달라… 열심히 기도해서 응답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해야되지 않을까? 왜 그만 두는가? 왜 게을러지는가? 왜 나태해지는가? 감사할 일 투성인데. 그러면 천국이 자랄 수 없다. 천국은 날마다 자라가야 한다. 신앙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나무가 될 때까지 날마다 자라가야 한다.

무엇이든 자라기 위해서는 생명이 필요하다. 생명은 죽음도 삼키고 없는 것도 존재하게 한다. 생명은 어둠도 몰아내고 절망도 사라지게 한다. 결혼한 가정에 아이가 태어나면 어떤가? 그 아이를 통해 생명의 빛이 온 가정을 두루 비친다. 아이의 웃음 소리에 가정에 행복이 찾아오고,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면 그것이 부모의 기쁨이 된다. 생명이 그만큼 대단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예수님의 생명

천국도 마찬가지다. 생명이 있어야 자라간다. 특히 천국은 예수님의 생명이 있어야 한다. 천국은 예수님의 생명으로 자라가는 것이다. 예수님을 품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예수님을 본받는 삶에 예수님의 생명이 자라간다. 예수님의 생명과 함께 천국도 자라간다.

1885년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때 우리나라는 보잘 것 없는 나라였다. 일제의 압제 아래 억압받고 가난하게 살던 나라였다. 그 작은 나라에 예수님의 생명을 품고 그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천국의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백 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기독교 대국이 되었다. 선교사를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가 되었다. 전국 도처에 수많은 교회들이 서 있다. 많은 영혼들이 그 교회에서 쉼을 누리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교회 한 개가 없던 이 땅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 아펜젤러, 언더우드 그 두 분의 선교사가 예수님의 생명을 품고 헌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도 아무도 찾지 않는 오지에서 허름하고 척박한 땅에서 예수님의 생명을 품고 천국의 씨앗을 뿌리는 선교사님들이 계신다.

하나님이 분명 그분들을 통해, 그 땅에 천국의 나무를 심고 천국이 자라게 하실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수많은 영혼들이 지친 인생을 쉬며 깃들 수 있는 천국을 이루어주실 것이다.

우리도 예수님의 생명을 품어야 한다. 생명의 은혜를 누려야 한다. 그래야 내 안에서 천국이 자라고 내 가정이 천국이 되고 내가 뿌린 씨앗이 천국의 나무로 자랄 수 있다. 날마다 성령 안에서 말씀과 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생명으로 충만하다면 비록 지금은 겨자씨만큼 작지만 무성하게 자랄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교회는 지친 영혼들이 찾아와 안식을 누리고 깃들 수 있는 천국과 같은 사람, 천국과 같은 교회가 될 것이다.〠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blog.daum.net/goodseed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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